*

 

 

레오 :

그나저나 늦네~, 스오~ 녀석!

늦으면 혼나니까 오늘은 빨리 와줬더니. 진짜 제멋대로라니까!

 

이즈미 :

진짜로. 내 귀중한 시간을 이렇게 낭비하다니 말도 안 돼! 진~짜 짜증 나!

설마 레오 군의 방랑벽이 카사 군한테도 감염된 건 아니겠지?

 

레오 :

엇. 뭐야 뭐야? 재밌는 발상인데~, 세나!

와하하. 『Knights』의 리더에겐 방랑벽의 저주가 걸려 있다!

나는 오랫동안 그 저주로 고통받아 왔지만, 드디어 스오~가 계승한 것이었다......☆

 

아라시 :

만약 그런 저주가 정말 있으면 아주 좋은 골칫덩어리네.

아~아, 내가 『왕님』을 이어받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야♪

 

이즈미 :

아니 아니. 농담이라고는 해도 【레퀴엠】 때는 『왕님』 자리를 두고 싸웠던 거 기억하지? 아무리 그래도 너무 가볍게 보잖아.

뭐, 이상하게 『왕님』이 무슨 권위처럼 돼버려서 그건 또 그거대로 큰일이긴 하지만?

 

레오 :

응응. 민중을 행복하게 하는 『왕님』이 되어야지!

안 그러면 『왕님』은 외톨이야. 내가 왕좌를 스오~한테 내준 의미도 없어지고 말이지~?

 

이즈미 :

그렇다고 해서 지각해도 되는 이유가 되진 않는다고. 진짜, 어딜 싸돌아다니고 있는 건지......?

내 스마트폰 스케줄장 좀 봐봐, 레오 군? 일본에 머무를 수 있는 건 일주일도 안 된단 말이지?

 

레오 :

그걸 나한테 보여줘도...

그렇게 스케줄이 신경 쓰이면 스케줄 씨네 아이가 되세요!

 

이즈미 :

아니, 뭔 소리야.

 

츠카사 :

후, 하...... 오래 기다리셨죠, 여러분.

 

레오 :

오오? 왔다!

 

이즈미 :

카사 군, 벌써 20분이나 지각했는데. 무슨 생각이지?

 

츠카사 :

실례했습니다. 리츠 선배를 부르러 갔다가 골치 아픈 일이 휘말리게 되어서요.

 

아라시 :

골치 아픈 일? 그러고 보니 리츠 쨩이 안 보이네, 무슨 일이 있었니?

 

츠카사 :

네. 실은ㅡ

 

리츠 :

이제 그만 떨어지라니까! 왜 말을 못 알아듣는 거야, 이 멍청한 고양이는......!

뭐야? 내 옷에서 개다래나무 향이라도 나는 거야......?

 

츠카사 :

ㅡ길고양이의 마음에 쏙 들었는지, 고양이가 리츠 선배를 놔주질 않아요.

 

이즈미 :

말도 안 돼. 그런 이유로 지각했다는 거야?

변명하는 것도 정도가 있지. 지각했으면 한 걸로 정직하게 이유를 말해줬으면 하는데?

 

리츠 :

아니 미안. 이 자식, 나한테 절대 안 떨어져서. ES 빌딩은 동물 금지라서 들어오는 데 고생 좀 했어.

 

이즈미 :

어떻게든 못 떼어내려나? 이렇게, 어미 고양이가 새끼 고양이한테 하는 것처럼 목덜미를 잡아서 데려가면......

으악, 이 자식 날 할퀴려고 했어! 모델의 피부에 상처를 입히려 하다니 인간이었으면 손해배상 청구 감인데~?

 

레오 :

와하하. 고양이가 위협하고 있어! 털이 곤두선 게 엄청 재밌게 됐는데~♪

아앗, 영감 (인스피레이션)이 떠올랐다!

『고양이를 밟아버렸다 ~격앙 버전~』, 이런 곡은 어때~? 어디 보자, 적을 거, 적을 거......

 

아라시 :

정말. 짜증내면 안돼, 이즈미 쨩? 레오 군도 편승하지 말고.

자, 자. 그만하고 반성회 시작합시다.

 

츠카사 :

그렇네요, 나루카미 선배. 분명 고양이도 시간이 지나면 흥미를 잃고 떨어지겠죠.

그럼 나루카미 선배, 요전번의 Live 영상을 재생해주시겠어요?

 

아라시 :

물론이지. 말씀하신 대로 제대로 준비해왔단다.

우후후. 우리의 매력에 다들 설레하고 있네♪

 

레오 :

잠깐 멈춰줘! 방금 그 장면!

 

아라시 :

? 왜 그러니, 레오 군? 실수라도 발견한 거니?

 

레오 :

아냐 아냐! 저기 봐봐, 관객석 맨 앞줄!

 

리츠 :

난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타고난 영감 (인스피레이션) 덕에 유령도 보인다는 소리 하는 건 아니지?

 

레오 :

여기 말야, 팬들 발 밑 좀 잘 보라니까! 여기, 검은색이라서 잘 안 보이는데, 릿츠한테 붙어있는 고양이가 찍혀있다고!

이 녀석, 『Knights』의 라이브를 보고 릿츠를 만나러 온 거야!

 

리츠 :

뭐어......? 설마 그런 비현실적인 일이......?

으악, 뭐야? 갑자기 뺨 핥지 말라고~!?

 

츠카사 :

이 반응을 보니, 정말 『Knights』를 만나러 온 걸지도 모르겠네요.

정말 사랑스럽지 않나요? Live 때 리츠 선배의 늠름한 모습에 반해버린 걸지도 몰라요♪

 

아라시 :

우후후. 리츠 쨩은 어딘가 검은 고양이 같기도 하니까 닮았다고 느끼고 팬이 된 게 아닐까?

이거 봐, 길고양이인데도 깜짝 놀랄 만큼 털도 깨끗하잖니, 이 아이♪

 

리츠 :

태평한 소리 하지 말고 어떻게 좀 해줘! 이렇게 사랑받아선 반성회하기 텄다고! 셋쨩한테도 귀중한 시간인 거 아냐......?

 

이즈미 :

팬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게 『Knights』잖아.

그렇게나 열렬히 사랑 해주는데 이제 그만 포기하는 게 어때? 난 이미 포기했어......♪

 

레오 :

맞아~! 고양이가 만족할 때까지 내버려 두라고, 릿츠☆

 

리츠 :

크으윽, 다들 『귀여운 고양이니까 용서해준다』고 생각하는 거 아냐!?

나한테는 불행을 몰고 오는 검은 고양이라고! 아아 진짜! 이게 무슨 재난이야......!

 

*

 

 

츠카사 :

신입 여러분, 왜 여러분을 ES Building으로 불렀는지 아시겠나요?

며칠 전 Live에서 보인 나태한 Performance는 제아무리 신인이라 해도 도저히 눈감아줄 수가 없습니다.

다른 성실한 Member에게 나쁜 영향을 끼친다는 생각은 안 드시나요?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죠. 마음을 고쳐먹을 생각이 없으시다면 『Knights』에서 탈퇴해주셨으면 합니다.

혹시 편하게 Idol을 하고 싶으셨다면 『Knights』 이외에도 선택지가 있었을 텐데.

우리는 엄격한 Lesson을 하면서 서로를 향상하는, 그런 『Unit』이니까요.

......맞지 않는 집단에 계속 있는다는 그거야말로 서로에게 고통이기도 하고요.

. 그럼 여러분의 앞으로의 활약을 기원하겠습니다.

......무운을 빕니다.

 

아라시 :

울더라, 저 아이들.

 

리츠 :

응. ......불쌍하긴 해도, 이것도 서로를 위해서니까. 서로한테 미스 매치였다고나 할까.

좋은 『유닛』하고 만났으면 좋겠네.

그나저나 저 눈......

(마음이 무겁네. 울면서 우리를 빤히 쳐다봤어. 『재밌게 아이돌 하는 게 대체 뭐가 나빠?』라고 말하고 싶은 것처럼ー)

(사회에 대해 전혀 모르는 것 같은 순수한 눈이었어.)

(앞으로 『부적응자』를 몇 명이나 더 잘라내게 되는 걸까.)

(일이니까 어쩔 수 없다지만, 사회를 모르는 신입 기사들을 저렇게 단죄하는 건 역시 마음이 좀 아프네.)

(그래도 그게 평상시의 『Knights』야.)

(결투로 문제를 해결하고, 경우에 따라선 탈퇴나 해산까지도 결투로 정해온 기사들의 『유닛』.)

(우리는 그렇게 피범벅이 되면서도 앞을 향해 전진해왔어.)

(하지만 그 고질병이, 전쟁이ー 언제까지 계속되는 걸까?)

(설마 앞으로도 계속......)


리츠 :

어라...... 방금 건, 꿈......?

으으, 식은땀으로 흠뻑 젖었잖아. 게다가 몸도 이상하게 무거워......

역시... 난 아직도 그날 일을 질질 끌고 있는 건가. 이제 그만 다 잊은 줄 알았는데.

(......으응? 뭐지, 이 감촉? 이상하게 배 쪽이 『움찔움찔』거려!)

(누구지? 새로운 방식의 공격인가? 설마 츠키삐~가 장난쳐놓은 건가......?)

저기. 잘 자고 있는데 방해하지 마. 덕분에 기분이 엄청 안 좋거든?

날 방해한 거, 후회하게 해 주겠어......!

......응, 어라?

고양이다. 새까만 고양이가 내 배 위에 올라와있어!

크윽, 이 자식이 원흉인가!

비키라고. 무겁고 덥단 말이야......!

큭, 움직일 생각이 없는 모양이네.

그렇다면 나도 그에 상응하는 수단으로 되갚아 주겠어. 각오는 됐겠지, 멍청한 고양이?

내 안면을 방해하는 건 그게 누구건ㅡ 아니지, 그게 어떤 고양이건 용서 못해.

설령 아무런 악의가 없었어도 날 요로 쓰는 건 대죄란 말이지?

윽, 으으......!

앗, 야, 옷에 손톱 세우지 마. 이거 꽤 마음에 드는 옷이란 말이야......!

 

츠카사 :

리츠 선배......? 뭘 하고 계신 거죠?

 

리츠 :

오, 스~쨩. 마침 잘 됐다.

이 고양이, 어떻게 좀 해줄래? 아까부터 내 낮잠을 엄청 방해하는데.

 

츠카사 :

흐음...... 리츠 선배는 고양이와 영역 다툼이라도 하고 계신 건가요?

후후, 꽤나 귀여운 검은 고양이네요? 제 생각에는 만족할 때까지 재워줘도 될 것 같은데요♪

 

리츠 :

귀여움만으로 용서받을 수 있으면 경찰이 무슨 필요가 있어. 『왕님』은 가신의 의견은 듣고 싶지 않다는 거야? 건방진데~?

 

츠카사 :

에이, 그런 말씀 마세요.

그것보다 리츠 선배. 지금부터 시간 괜찮으신가요?

 

리츠 :

시간이라면 얼마든지 있는데ㅡ 설마 유메노사키 학원의 『Knights』에 무슨 일 있어? 후배들이 쿠데타를 일으켰다거나.

 

츠카사 :

아뇨. 만약 Coup...... 쿠데타가 사실이라면, 저희는 여기에 이렇게 느긋하게 서있지 않겠죠.

얼마 전에 『Knights』로 Live를 했었잖아요. 세나 선배가 Florence로 돌아가시기 전에 반성회를 하고 싶다고 하셔서 선배님들을 소집하고 있었어요.

 

리츠 :

그렇구나. 요전번 라이브 반성회라......

그렇지, 신인들하고 지금까지의 멤버들의 연계가 잘 맞지 않아서 썩 좋진 않았지.

 

츠카사 :

네. Fan 여러분은 기뻐해 주셨지만요. 저희로서는 대단히 불만이 많이 남은 Live였죠.

『Knights』의 굉장함을 전국ー 아뇨.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선 현상 유지로는 만족할 수 없어요.

반성회를 통해 앞으로의 활동에 살려보죠!

 

리츠 :

스~쨩, 힘이 넘치는데? 지금까지 보다 훨씬 더 기합이 들어간 느낌이야.

 

츠카사 :

치. Leader니까 당연한 거예요.

대관식도 무사히 끝났고ー 민중에게 보답하기 위해 이 몸과 마음을 다 하는 것이 『왕님』의 운명이니까요.

거꾸로 여쭤보고 싶은데 리츠 선배가 보셨을 때, 제가 그렇게 들떠있는 것처럼 보이시나요?

 

리츠 :

미안 미안, 놀릴 생각은 아니었는데.

어쨌든ㅡ 스~쨩의 의욕은 전해졌어. 난 새로운 『왕님』에게 따를게.

 

츠카사 :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리츠 선배.

그럼 가실까요? 고양이에겐 미안하지만, 리츠 선배는 돌려받겠어요.

 

리츠 :

응. 정말 민폐 고양이라니까. 이 녀석 때문에 악몽까지 꾸고......

 

츠카사 :

분명 역몽일 테죠. 저희가 살아있는 건 꿈속 세계가 아니라 현실이니까요.

게다가 눈이 부신 현실ㅡ Idol이 있는 힘껏 빛날 수 있는 환경 위에 있는 현실이요.

그것에 감사하며 규율을 지켜 매진해야겠죠.

 

리츠 :

음~ 스~쨩이 납득한다면야 그걸로 됐지만?

(뭐, 악몽을 잊기에는 딱 좋겠네. 지나간 일로 고민해봤자 전쟁의 역사는 지울 수 없으니까.)

(작년의 『Knights』는 해산을 하네 마네로 항쟁을 할 정도로 어수선했었지만.)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서 단결할 수 있었어.)

(괴로운 건 신입이 늘어난 지금 뿐이야ㅡ 언젠가는 평화가 돌아온다고, 그렇게 생각하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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