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 1시간 후>

 

아키오미

하아, 하아...... 드, 드디어 진정이 됐군요.

 

이즈미

............

 

아키오미

(세나 군은 진정... 이라기 보단 울다 지쳐 잠이 든 거 겠네요. 벌써 시간도 늦었으니까요ㅡ 이 정도 나이대 아이들이라면 벌써 코야 하고도 남는 시간이죠.)

 

마코토

.........♪

 

아키오미

(아하하. 유우키 군도 세나 군의 손을 꼭 잡고 잘 자고 있네요. 정말 사이가 좋아 보여요. 이런 걸 보면 제 마음도 따뜻해진다니까요.)

 

아라시

...... 수고하셨습니다, 아키오미.

 

아키오미

이런, 커피를 다 주다니. 배려심이 깊네요, 나루카미 군.

 

아라시

버튼만 누르면 되니까.

 

아키오미

그래도 당신의 그 마음 씀씀이가 전 기쁘네요. 착하다, 착해♪

 

아라시

쓰다듬지 마세요. 불쾌한 사람은 패 버릴 거예요.

 

아키오미

사람한테 쉽게 손대는 거 아니랍니다. 당신은 아직 어리니까 용서가 되지만, 저희 같은 어른들이 그러면 바로 폭력 사건이 되거든요.

 

아라시

아키오미도 어리면서.

 

아키오미

그렇게 생각한다면 다른 분들도 제대로 절 어린이로 대해주셨으면 싶네요.

결국 소속사 분들도 멀찍이서 멀뚱멀뚱 보고만 있었고, 어찌할 바를 몰라하기만 하고... 도와주지 않았잖아요.

 

아라시

어른은 기본적으로 쓸모가 없으니까요.

 

아키오미

그 나이에 어쩌다 그렇게 어른에 대한 신뢰가 없어지게 된 거죠? 안쓰럽네요. 분명 인생이 꽤나 고됐던 거 겠죠, 나루카미 군.

 

아라시

그러니까 쓰다듬지 말라고요.

그리고 저희 집은... 평범해요. 평범한, 어디에도 있는, 사랑이 없는 가정.

아빠도 엄마도 저도 형도... 서로에게 관심이 없어요.

고되다고 한다면... 그 사람들이 더 고되 보여요. 잘 모르겠지만요.

 

아키오미

그렇군요...... 신경 쓰여서 아까 소장님이나 다른 분들에게 여쭤봤는데요.

아무래도 그 소문의... 세나 군의 헬리콥터 같은 부모님과 소속해있던 소속사의 사이가 본격적으로 틀어졌다고 하더라고요.

우리 애 대우가 안 좋네 같은 불만을 마구 쏟아낸 탓에 소속사에서도 '불만이면 나가라.'라며 폭발했던 모양이에요.

그 결과... 세나 군은 우리 소속사로 이적하게 된 거죠.

소장님도 그런 지뢰는... 끌어안고 싶지 않으셨겠죠......

누구든 받아들여 훌륭한 모델로 프로듀스 하겠다...라는 게 저희의 캐치 프레이즈니까요.

이적을 거부하면 세나 군 부모님과 같은 케이스는 여기저기에 악평을 퍼트리고 다닐 것 같아요...... 실제로 그 전 소속사는 그걸로 굉장히 큰 피해를 봤다는 것 같던데.

 

아라시

진짜 별로인 가족이네요.

 

아키오미

그러게요...... 남의 집 험담은 그다지 하고 싶진 않지만.

나이도 먹을 대로 먹은 어른들이 부끄럽다는 생각은 못 하는 걸까요?

 

아라시

그러니까 어른들은 최악이에요.

 

아키오미

세나 군네 부모님은 특수한 케이스라고 생각하지만요......

하지만 저도 마찬가지로 최악이라고 생각하는 건, 부모님께서 세나 군의 마음을 일체 생각해주지 않은 것 같다는 점이에요.

세나 군은 무슨 일이 있어도 절친한 친구인 유우키 군과는 떨어지고 싶지 않았던 것 같던데.

그런 아들의 마음도 고려하지 않고, 부모님께서는 강제로 이적을 결정했다는 듯해요.

 

아라시

흐음. 쟤네 둘 사이좋아 보이던데 불쌍하네요.

 

이즈미 & 마코토

............♪

 

아키오미

그러게 말이에요. 저렇게 사이좋은 두 사람인데, 자기 마음에 안 든다고 갈라놓으려고 한 건ㅡ 정말 너무했어요.

세나 군도 사실은 싫었겠죠. 그러니까 더 울고, 날뛰면서... 필사적으로 자신의 불복을 표명한 거예요. 아까 있었던 그 대소동은 그래서랍니다.

 

아라시

그렇게 싫으면 원래 소속사로 돌아가면 될 텐데.

전 얘 하고 같이 일하기 싫은데요.

 

아키오미

그래요? 까다로운 부분 같은 게 꼭 닮았던데, 의외로 마음이 잘 맞을 수도 있잖아요?

 

아라시

누가 까다롭다고요? 욕하신 거죠? 화낼 거예요?

 

아키오미

그걸 단점이라고 생각한다면 단점이 될 거고, 장점이라고 생각하면 장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하는 일에 있어서는 어떤 개성이든 상품이 되니까요.

한 마디로 어떻게 보여주느냐, 어떻게 어필하느냐의 문제랍니다.

 

아라시

?   ?   어렵네요?

 

아키오미

저도 완벽히 이해하고 있는 건 아니에요. 다만, 최근에 살짝 좋아하게 된 아이돌이 인터뷰에서 그런 말을 했었거든요.

'사가미 진'이라고 하는데, 아나요? 저랑 비슷한 나이인데, 지금 거의 날아가는 새도 떨어트릴 만큼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 아이돌이에요......♪

 

아라시

날아가는... 새? 새가 왜요?

 

아키오미

아하하....... 어쨌든... 조금 일이 복잡해질 것 같으니까.

나루카미 군은 급한 일이 아니라면 당분간은 소속사에는 오지 않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네요.

당신도... 귀찮은 일에 휘말리고 싶진 않을 거 아니에요.

 

아라시

그건 그렇지만....... 여기 안 오면... 아키오미랑 못 만나는데.

 

아키오미

?   방금 뭐라고요?

 

아라시

......... (아무 말없이 아키오미의 등을 발로 찬다.)

 

아키오미

아파라!! 대체 갑자기 왜 폭력을 휘두르는 거죠? 부모님은 당신한테 대체 어떤 교육을 시키시는 건가요!

 

아라시

『차지 마』라고 말 안 했잖아요.

 

이즈미

.........?

(뭐야, 이 녀석들. 사람이 자고 있는데 바로 옆에서 어수선하게.)

(그래도... 좋겠다...... 왠지 진짜 사이좋은 가족 같아.)

(나도... 할 수만 있었으면 그런 집에서 태어나고 싶었는데.)

 

마코토

응...... 형아, 야......♪

 

이즈미

(유우 군이 진짜 내 동생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

 

 

<몇 분 후, 쿠누기 아키오미가 소속한 소속사>

 

아키오미

ㅡ방금 막 돌아왔습니다.

(휴우...... 그냥 현장 갔다 돌아왔을 뿐인데, 엄청나게 피로해요.)

(이 상태 그대로면 전 엄청 빨리 늙을 것 같아요. 10년 후쯤에는 비실비실 거릴 수도 있어요.)

(그렇게 되면 모델 일도 계속하긴 어려울 테고... 곤란하네요.)

 

마코토

............

 

아키오미

이런. 미안해요, 방치해서.

들어와도 돼요, 유우키 군.

 

마코토

............

 

아키오미

(어, 어딘가 어수선한 아이네요. 주위만 계속 두리번거리고...... 경계심이 강한 소동물 같아요.)

(겁이 좀 많은 걸지도 몰라요. 무서운 건지 저랑은 계속 눈도 한 번 안 마주치기도 하고요.)

(뭐, 이렇게 어른들만 들어차 있는 곳은 저도 마찬가지로 무섭지만요.)

 

마코토

형아.

 

아키오미

아, 네. 아키오미 형아랍니다~♪ 악수~♪

 

마코토

아니야...... 형아, 어딨어?

 

아키오미

아, 세나 군 말이군요. 근데 오면서도 설명했지만, 그 애가 저희 소속사에 있을 리가ㅡ

 

이즈미

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키오미

(있잖아~!? 심지어 기괴한 소리까지 내면서 날뛰고 있잖아~!?)

 

아라시

아키오미, 아키오미.

 

아키오미

앗, 나루카미 군. 또 이런 늦은 시간까지 사무실에 있다니, 얼른 집에 가지 않으면 부모님이 걱정하신다고요.

 

아라시

저희 집은 괜찮은데요. 그보다도... 얘 좀 어떻게든 해주세요.

 

이즈미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키오미

그...... 가려서 잘 보이진 않는데, 저 친구 세나 군 맞죠? 왜 여기에 있는 거죠? 저기서 대체 뭘......?

 

아라시

한 번에 묻지 마세요.

음... 저도 잘 모르겠는데, 얘도 오늘부터 우리 소속사에서 일한다는 거 같아요.

 

아키오미

그래요? 그러고 보니 저번에 소장님이 우리 소속사에 누가 이적해온다는 얘기를 했던 것도 같은데......?

그닥 기뻐 보이지 않길래 유명한 모델은 아니겠거니 하고 추측하고 있었는데.

그렇군요, 혹시 그럼 그게 세나 군 얘기였나 보네요.

 

아라시

몰라요. 그보다 아키오미... 빨리 어떻게든 해주세요.

 

아키오미

저도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일단... 세나 군, 무슨 일일까요? 괜찮나요? 울면 눈 주위가 새빨개져서 내일부터 있는 일에 지장이 있을 텐데요.

 

아라시

아키오미, 눈물이 다 날 만큼 위로를 못하시네요.

 

아키오미

어린이가 날 연민하다니!?

 

이즈미

아아아! 시끄러, 시끄러, 시끄러!

모델 일 이제 안 할 거야! 유우 군이랑 같이 있는 게 아니면 아무 의미 없다고! 파파도 마마도 미워, 미워. 다 싫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아키오미

유우 군, 이라면ㅡ

 

마코토

형아!

 

이즈미

......!? 유우 군!

 

마코토

형아다......♪

에헤헤. 진짜다, 형아랑 만났어.

감사합니다, 그... 아키오미...... 형아.

당신 덕분입니다. 늘 신세가 많습니다.

 

이즈미

형아? 유우 군, 왜 이런 놈을 형아라고 부르는 거야?

나잖아아아아? 유우 군의 형아는 나잖아아아아?

 

마코토

응♪ 그래도 이 사람도ㅡ 형아?

 

이즈미

역시 적이야! 너네는 적이야! 이 소속사 인간들 다 적이야!

 

아라시

...... (아무 말없이 이즈미의 뺨을 때린다.)

 

이즈미

......!? 아아아아! 때린 거야아아아!? 죽여 버릴 거야!

 

아키오미

잠깐, 싸우는 건 안 돼요! 나루카미 군은 대체 왜 때린 거죠? 폭력은 절대 안돼요!

 

아라시

시끄러웠으니까요...... 시끄럽고 불쾌한 사람은 없어지는 게 더 나아요.

 

이즈미

죽여 버린다! 죽여 버릴 거야! 죽일 거야!

 

아키오미

지지지, 진정하세요 세나 군! 나루카미 군에게는 나중에 꼭 사과하라고 할 테니까!

 

아라시

왜? 날뛴 쟤가 잘못한 거잖아요?

 

마코토

아하~♪ 형아는 오늘도 힘이 넘쳐서 재밌어 보여!

 

*

 

 

<그날 밤>

 

아키오미

(하아...... 오늘은 굉장히 지치네요.)

(다른 인재도 얼마든지 있을 텐데, 이 업계는 기본적으로 잘 팔리는 애들에게만 집중적으로 일을 주니까요.)

(결국은 저만 이렇게 일하게 됐지만ㅡ 뭐, 이것도 즐거운 비명이죠.)

(많은 분들이 기세 좋은 신인을 영입하고 싶어서 식사 자리에 초대하시는 일도 있고. 그것도 뭐, 식비가 절약되니 고마운 일이지만요.)

(일 관계자는 가족도 친구도 아니니까.)

(허점을 보이지 않도록, 일을 받을 수 있도록... 이거 저거 생각하면서 접대해야만 해서 굉장히 힘들어요.)

(완전히 피로가 쌓였네요...... 그 이상한... 꼬마 애들도 신경 쓰여서 집중을 안됐어요.)

(오늘의 저는 뭐라고 해야 될까... 엉망진창인 것 같아요.)

(세나 군, 유우키 군, 나루카미 군.)

(세대가 달라서 평소에는 그다지 접점이 없었죠.)

(그래서 자세한 건 아무것도 모르지만)

(나루카미 군이 말했던 것처럼... 세나 군, 유우키 군은 좀 문제가 있어 보이네요.)

(정말 아무것도 모르겠지만. 듣기로는 세나 군의 부모님이 헬리콥터 부모였던가, 하여튼 꽤나 성가신 분들인 것 같던데ㅡ)

(오늘도 위압적인 태도로 쳐들어와서는 아드님을ㅡ 세나 군을 억지로 데려가 버렸죠.)

(아무래도 세나 군은 일이 있던 게 아니고... 그 아이는 그저 유우키 군과 만나기 위해 왔던 것 같다고 했어요.)

(거기다가 세나 군의 부모란 사람... 수색원까지 불렀던 모양이라 괴상한 소동으로 번지기도 했었죠.)

(유우키 군도... 좀 이상했어요. 그 나이대 아이들 옆에는 항상 보호자가 딱 붙어 있는 게 보통인데ㅡ)

(결국 오늘은 끝날 때까지 유우키 군네 부모 같은 사람의 모습도 못 봤어요.)

(그 아이 옆에 딱 붙어서 똑 부러지게 돌봐주던... 세나 군이 유우키 군의 부모 역할을 대신하는 상황이 됐었죠.)

(하지만 세나 군도 아직 어린아이예요. 왠지 좀 불건전하네요.)

(뭐... 남의 집 얘기기도 하니까 나루카미 군이 충고했던 것처럼ㅡ 관여하지 않는 게 가장 좋다고는 생각하지만요.)

 

마코토

............♪

 

아키오미

......? 으응?

아? 어라, 유우키 군......?

 

마코토

안녕, 하세요?

 

아키오미

아, 네. 안녕하세요...... 그나저나 당신이 이 늦은 밤에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거죠?

낮에도 느낀 건데, 부모님은 어디 가셨나요?

 

마코토

엄마, 아파.

아빠는 튼튼해. 근데 마음이 아프다?였나?

 

아키오미

아하...... 부모님께서 두 분 다 편찮으시군요. 그래서 오늘도 동반하지 않은 거고요.

하지만 어떤 이유라고 해도, 이렇게 어린아이를 방치하다니ㅡ

 

마코토

?   ?   ?

 

아키오미

아, 미안해요. 너무 어려운 말을 썼죠? 어디 보자... 유우키 군, 유우키 마코토 군?

 

마코토

네. 유우키 마코토입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아키오미

(대체 뭘? 흠~... 어른을 만나면 이렇게 말하라는 교육을 받아서 아무 생각 없이 지시대로만 말하는 것 같은 느낌... 인데요?)

그... 유우키 군은 제게 무슨 볼 일이 있었나요? 이게 아니고... 그... 제가 하고 싶은 말은, 하고 싶은 게 있었나요?

(아아! 저까지 이 애들의 영향을 받아서 말을 더듬거리게 되었어요! 아이들 상대하기란... 정말 어려워!)

 

마코토

나, 형아를 만나러 왔어.

 

아키오미

형아?

 

마코토

네. 세나 이즈미 형아.

 

아키오미

그 애로군요. 형아라고 부를 정도면 사이가 좋나 보네요.

 

마코토

친절하니까. 형아. 후후후.

 

아키오미

(앗, 이 애도 웃긴 웃네요. 웃으니까 평범한 그 나이대 어린이처럼 보여요.)

그보다 세나 군을 만나러 왔다는 건 무슨 뜻이죠? 이 거리에는 저희 모델 소속사 밖에 없는데......?

 

마코토

응. 형아, 앞으로는 거기서 일한대.

 

아키오미

네? 저희 소속사에서 세나 군한테 일을 의뢰한 건가요? 아니면 소속사를 이적한다는......?

 

마코토

잘 모르겠어. 지도, 받았어. 무슨 일이 있으면 만나러 오라고.

나 아무 일도 없는데 만나러 왔다? 후후후.

 

아키오미

(으음~...... 유우키 군한테는 물어봐도 모를 테죠. 누구라도 자세하게 사정을 알고 있는 어른이라도 있으면 이런저런 설명을 듣고 싶을 정도예요.)

(우선은 이런 어두운 길에 어린아이를 혼자 둘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요.)

유우키 군. 우리 소속사에 볼 일이 있는 거라면 저와 같이 가요. 자, 넘어지면 안 되니까 형이 손 잡아줄게요.

(라니... 좀 변태 같을까요? 으~ 어린이와의 거리감을 모르겠어요.)

 

마코토

고맙습니다. 늘 신세가 많습니다.

 

아키오미

늘은 한 적 없는데요......?

(뭐라고 해야 하나...... 중학교를 다니면서 모델 일을 하는~ 뭐 이런 단조로운 나날에 질려있긴 했지만)

(이런 식으로... 영문을 알 수 없는 사태에 휘말리는 건 바란 적 없었다고요.)

 

*

 

 

<10분 후>

 

아키오미

(대체 뭐였을까요?)

(저 두 사람ㅡ 세나 군과 유우키 군... 누가 봐도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었는데.)

(『말 안 들어주면 너한테 이상한 짓 당했다고 울부짖을 거야』,라고 세나 군한테 협박까지 당한 탓에ㅡ)

(그 아이들에게 언제나 몰래 쉬던 제 비밀 장소를 안내해줄 수밖에 없었어요. 협박에 굴한 거죠. 전 정말 약한 사람이에요.)

(자판기와 소파 같은 게 놓여 있는 장소긴 해도)

(근처에 있던 흡연 장소도 철거된 모양이라 지금은 그 근처에 가는 사람이 아무도 없죠.)

(그래서 저도 억지로 웃는 데 지칠 때, 거기서 쉬곤 했어요.)

(그보다 그 아이들이 걱정이네요. 왠지 유우키 군이 컨디션 불량으로 축 늘어져 있던 것 같은데...)

(당연히 같이 와있을 터인 부모님을 부를까, 하고 물었더니 엄청나게 거부했었죠.)

(부모님께 말하면 죽인다... 라니.)

(무서워...... 요즘 애들은 이렇게 금방 '죽인다'라는 말을 한다니까요......)

(......좀 마음에 걸리는 태도긴 해요. 저 정도 나잇대엔 부모님이란 존재가 가장 든든한 내 편이라고나 할까, 말 그대로 보호자일 텐데...)

(아, 아동 학대라도 당하고 있는 건...... 아니, 그래도 눈에 띄는 곳에 그런 흔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런 흔적이 있었으면 모델 일 같은 건 못할 테니까요.)

......혹시 뭐라도 아는 게 있나요, 나루카미 군?

 

아라시

............!

......아? 네? 죄송해요, 엄마, 아빠가 모르는 사람하고는 얘기하지 말라고 해서요!

 

아키오미

『모르는 사람』이라뇨. 이제까지 같은 촬영장에서 몇 번이고 만난 적이 있는데ㅡ 당신, 빈번히 절 미행하시죠?

오늘도 아침부터 계속 제 뒤를 쫓아왔고요?

 

아라시

............?

 

아키오미

응? 어라? 쫓아오셨, 었죠? 제 착각인가요?

 

아라시

그야ㅡ

아키오미는... 내 적이니까.

 

아키오미

적.

 

아라시

아키오미를 물리치기 위해서는 아키오미가 갖고 있는 걸 전부 다 뺏어야만 해요.

 

아키오미

예...

 

아라시

그러니까 전 당신을 관찰하고 있는 거예요. 알겠어요?

 

아키오미

무슨 말인지는 대충 알겠는데요.

 

아라시

알겠어요? 역시 아키오미예요.

 

아키오미

요약하자면, 지금 모델 계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젊은 모델인 저 『반짝반짝 왕자님』, 즉 쿠누기 아키오미를 동경한다는 거죠?

 

아라시

동경......?

 

아키오미

저처럼 되고 싶은 거라면 그렇게 말하면 될 텐데. 귀여운 후배를 위해 모르는 게 있다면 뭐든지 알려줄게요.

 

아라시

귀여워......?

 

아키오미

네. 아까 만났던 세나 군과 유우키 군도 그래요. 소속사는 다르더라도 다 같은 모델이에요ㅡ

제겐 선배로서, 여러분을 보호하고 지도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아라시

세나는 모르는데 유우키는 알아요.

지금 제일 센 키즈 모델. 아키오미를 물리친 다음에 걔도 물리칠 거예요.

 

아키오미

왜 그렇게 호전적인 건가요...

(아니지. 이 아이는 아마 어휘가 부족한 것 같네요. 문장도 어딘가 조금 부자연스럽고요.)

(아무래도 부모님과의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한 탓에 일상 회화에서 사용할 수 있는 어휘량이 부족했고ㅡ)

(그래서 TV나 만화에서 들은 말을 자기 나름대로 해석해 말하고 있는 거겠죠. 그러니 어딘가 엉뚱한 말을 하는 것처럼도 들리는 거고요.)

(이 아이는 아마... 본인 안에 있는 감정을 말로 잘 표현하지 못하는 것 같네요.)

(세나 군이나 유우키 군도 그런 거겠죠. 아직 어린 남자애들이고. 저도 분명 이 아이들과 비슷한 나잇대 때는ㅡ)

 

아라시

아키오미.

 

아키오미

앗, 네. 뭐죠? 미안해요. 조금 생각에 빠져 있었네요.

그보다도, 당신 말이죠. 윗사람... 나이가 더 많은 형을 이름으로 막 부르다니ㅡ

 

아라시

ㅡ걔네한테는 가까이 가지 않는 게 좋아요.

 

아키오미

? 걔네라면... 세나 군과 유우키 군 말인가요?

뭐라도 그 아이들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게 있나요, 나루카미 군?

 

아라시

전 아무것도 모르는데요.

엄마랑 사람들이 그랬어요. 걔네들 부모는 위험하다고요.

 

*

 

 

<ES 설립 초년도부터 거슬러올라가 14년 전. 도내 모처의 촬영 스튜디오>

 

아키오미

ㅡ모델 계의 반짝반짝 왕자님, 촬영장 들어갑니다!

오늘도 잘 부탁드립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앗 이런, 촬영 중이었군요! 시끄러우셨죠! 조용히 할게요!

아, 젊은이는 기운이 넘쳐야 한다고요? 맞아요! 저도 그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흠흠, 요즘 애들은 기운이 없어서 저처럼 반짝이는 느낌은 드물다고요?

하하, 반짝반짝 왕자님이니까요! 반짝이는 게 당연하죠!

 

이즈미

......반짝반짝 왕자님?

 

아키오미

응? 당신은 누구시죠? 제 팬인가요? 후후훗, 이렇게 작은 어린이에게도 이름이 알려지게 되었군요!

 

이즈미

짜증 나. 촌스러워. 최악이야.

 

아키오미

.........!?

아니, 저! 시시시실례군요! 저도 필사적으로 부끄러움을 참아가면서 반짝반짝 왕자님을 하고 있는 건데!

 

이즈미

............

 

아키오미

(ㅡ무시!? 대체 이 시건방진 어린이는 뭐죠! 가정교육이 어떻게 되어 있는 건지!)

(우리 소속사의 나루카미 군도 비슷하긴 한데, 이래서 어른들한테 『요즘 애들은』 같은 소리를 듣는 거라고요......!)

(여기서는! 조금 더 나이가 많은 형으로서! 인생의 선배로서 이 아이에게 설교를 해줘야겠어요!)

(윗사람께 말하는 법도 몰라서는 앞으로의 인생을 살아가기 어려울 테니까요!)

흠! 당신, 거기 당신!

 

이즈미

......내 이름 『당신』 아닌데.

 

아키오미

크윽!? 저기 저, 그러고 보니 최근에 잡지에서 당신을 자주 봤던 기억이 나요ㅡ 다른 소속사 친구였는데, 이름이 아마 이즈미 군?

 

이즈미

............

 

아키오미

이즈미 세나 군 맞나요? 살짝 이국적인 느낌이 나네요, 그러고 보니 외모도 왠지 모르게ㅡ

 

이즈미

세나 이즈미인데.

 

아키오미

네?

 

이즈미

그러니까 내 이름, 이즈미 세나가 아니라 세나 이즈미라고.

세나가 성이고 이즈미가 이름. 다른 사람 이름 틀리는 거, 엄청 실례거든.

그렇게 예의를 모르니까 아저씨들한테 『요즘 애들은』 같은 소리를 듣는 거잖아.

정신 똑바로 차리라고, 반짝반짝 아저씨.

 

아키오미

반짝반짝 왕자님입니다!

 

이즈미

......시끄러워. 목소리 너무 커. 열받아.

 

아키오미

열이 받는 건 저거든요!?

 

이즈미

입 다물어. 조용히 해. 집중이 안 돼.

간만에 유우 군 본 건데.

 

아키오미

유우 군......?

 

마코토

☆☆☆☆☆

 

아키오미

(앗...... 지금 촬영 중인 저 아이, 이름이 아마 유우키 마코토 군이었던 거 같은데. 이즈미 세나ㅡ 가 아니라 세나 이즈미 군이 보고 있는 건 저 친구군요.)

(저 아이에 대해서도 알고 있죠. 키즈 모델 업계에선 지금 제일 잘 나가는... 『신동』이라고 불리는 아이.)

(뭐, 저도 어렸을 땐 『신동』이나 『천재』로 불렸긴 했으니까요!? 그러니까 딱히 제가 진 것도 아니죠?)

(여하튼 그런 칭찬이 잘 어울릴 만큼... 예쁜 아이네요.)

 

마코토

☆☆☆☆☆

 

이즈미

앗, 위험하다.

 

아키오미

......? 뭐가요?

 

이즈미

너한테 한 말 아냐. 근데 너... 뭐더라ㅡ 반짝반짝 아저씨.

 

아키오미

반짝반짝 왕자님, 쿠누기 아키오미입니다. 당신의 선배고 모델을 하고 있죠.

잘 부탁해요. 여기, 명찰이에요.

 

이즈미

줘봤자 한자 어려워서 못 읽거든.

 

아키오미

아, 당신 아직 5살인가 6살밖에 안됐었죠? 초등학교 저학년이라ㅡ

 

이즈미

그래서 뭐. 그나저나 유우 군, 더 이상은 안돼.

수건이랑 물 준비해. 그리고 아무도 모르게 쉴 수 있는 데 알려줘.

그 정도는 알 거 아냐, 선배님?

 

아키오미

(저, 정말 이 이상은 없을 정도로 건방진 아이로군요......! 같은 모델이니까 친하게 지내주려고 했는데, 제 마음이 바뀔 것 같아요!)

(하지만 이 친구... 어딘가 모르게 진지하네요...... 무서울 정도로.)

(무슨 말을 하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뭐, 여기선 제가 어른 역이 되어서 요구하는 걸 들어주도록 하죠.)

(이 친구는 건방지기도 하고, 어지간한 일이 아니면 어른을 의지할 것 같지도 않으니까요.)

(지금은 마치 자신이 우위인 것처럼 명령 어조로 말하긴 하지만, 처음 만난 저한테 의지하고 있는 걸 보면)

(그만큼의 비상사태라는 거겠죠...... 그런 이 아이의 부탁을 거절하는 건, 어쩐지 굉장히 잔인한 행동을 하는 것 같이 느껴지네요.)

 

이즈미

빨리.

 

아키오미

아야야야야!? 허벅지 꼬집지 마세요! 흉터가 생기면 수영복 촬영 때 곤란하단 말이에요!

 

마코토

☆☆☆☆☆

(ㅡ아, 형아다)

(형아 오늘 조금 신났나? 후후후~♪)

 

*

 

 

<ㅡ오늘은 잘 부탁드립니다.>

 

아키오미

잘 부탁드립니다.

후후. 인터뷰는 오랜만이라서 살짝 긴장되네요. 혀가 꼬이거나 뚝딱이더라도 부디 신경 쓰지 말아 주세요.

 

<아니에요 아니에요, 굉장히 당당해 보이시는 걸요.>

 

아키오미

감사합니다. 이미 아시겠지만, 저는 유메노사키 학원이라는 고등학교의 교직원으로 근무하고 있으니까요.

학생들이나 학부모님들과의 면담에는 익숙하죠.

오히려 아이돌이나 모델로서 보다는 교사의 입장에서 답변드리진 않을까 걱정이네요...... 지금의 저는 명실공히 거의 일반인이라서요.

 

<겸손하시네요. 쿠누기 선생님은ㅡ>

 

아키오미

'쿠누기 씨'라고 불러주세요. '선생님'이라고 부르시면 그야말로 본격적인 진로 상담이나 삼자대면을 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 것 같네요.

 

<명심할게요. 하지만 쿠누기 씨는 『Ba-barrier』 명의로 아이들과 함께 무대에 서기도 하시는 점에선 여전히 현역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오히려 아이들에게서는 볼 수 없는 어른스러운 캐릭터나 아이들을 대하는 선생님으로서의 모습이 팬들을 더욱 매료하고 있는 게 아닐까요?>

 

아키오미

그런가요? 그렇다면 '선생님 캐릭터'로 행동하는 편이 이 경우에는 더 좋은가요?

 

<편하신 대로 부탁드려요. ......이제 입은 조금 풀리신 것 같네요.>

<그럼 우선 쿠누기 씨를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간단한 프로필 소개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아키오미

네. 필요하겠네요. 저는 현역 때에도 그렇게 확 눈에 띄는 건 아니었어서 오히려 '잘 모르시는 분'들이 대다수일 테니까요.

거꾸로 왜 이제 와서 저 같은 사람에게 인터뷰 의뢰가 왔는지도 신기하게 생각할 정도입니다.

 

<정말 겸손하시네요. 적어도 그라비아 모델을 전임하셨을 때는 '모델은 쿠누기 아키오미'라고 칭송받았을 정도로 유명 인사에 인기 스타였다고 기억하고 있는데요?>

 

아키오미

네. 그건 그렇죠.

모델 때는 세상을 아무것도 모르는 애송이가 날개라도 돋친 것처럼 "나는 뭐든 할 수 있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을 만큼 순풍만범이었죠.

 

<쿠누기 씨는 『모델 업계의 반짝반짝 왕자님』이라고 불리며 대활약하신 뒤, 유메노사키 학원에 입학해 아이돌이 되신 거죠?>

 

아키오미

네. 역시 잘 알고 계시네요.

 

<인터뷰 상대에 대해 조사하는 건 당연한 일인걸요.>

 

아키오미

후후. 모델 때는 그렇다 치더라도, 아이돌 때의 저에 대해 조사하셨을 땐 고생 좀 하셨겠네요.

이건 비하도 그 외 다른 것도 아니지만, 그 시절의 저는 여러 가지 의미로 내려가고 있는 중이었으니까요.

 

<이번에 여쭤보고 싶었던 건 모델 때의 일이라......>

 

아키오미

그렇다고 들었습니다. 그 뒤로 10년 이상이 지나고, 여전히 현역으로 모델 일을 지속하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으니까요.

아이돌도 그렇습니다만, 오랫동안 지속하기에는 힘든 일이죠.

예나 지금이나 이 나라에선 젊음이 칭송받는 경향이 있고, 아무래도 나이를 먹으면 용모 같은 건 변하게 되니까요.

아이돌이나 배우 같은 세컨드 커리어를 찾아낼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런 천운을 맛볼 수 있는 자는 아주 극소수예요.

 

<맞아요. 재능 있는 아주 소수의 천재가 평생 현역에서 빛나고 있기 때문에, 쓰러져 간 무수히 많은 패배자들은 아무도 보지 못하죠.>

<이 세상의 금방 질리고 금방 관심사를 옮기는 돼지들은 먹고 남은 잔반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아요. 금세 또 잊어버리고 없던 일이 되죠.>

 

아키오미

............

 

<아, 죄송합니다. 주제에서 벗어난 얘기였죠.>

 

아키오미

아뇨 아뇨. 저는 재미없는 사람이라, 수업 같은 때에도 학생들이 곧잘 숙면을 취하곤 하는데......

당신께서 얘기를 이어 주시고 여유를 만들어주시면 아주 좋을 것 같습니다.

 

<아뇨, 실례했습니다. 주제로 돌아가죠.>

 

아키오미

네. ......제가 모델이었을 때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 고 하셨는데

계속해서 제 자랑만 늘어놓는... 그런 분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계속 듣고 있기 불편하지 않으시겠어요?

 

<그럼요. 더 많이 자랑해주셔도 괜찮습니다. 그런 취지의 인터뷰니까요.>

 

아키오미

이런 걸 공개하면 반감만 더 살 것 같은데요. 뭐, 이제 와서 '쿠누기 아키오미'라는 이름이 더럽혀진들 상처 입은들 그렇게 곤란하진 않습니다.

그렇지만 평소엔 학생들 앞에서는 잘난 체하는 주제에 안 좋은 여론이 만들어지는 것도 피하고 싶군요ㅡ

그러니 실패담을 중심으로 말씀드리도록 하죠.

젊은이들은 아저씨의 과거 영웅담 같은 건 들어도 불쾌해하기만 하죠. 하지만 어리석은 실패담이라면 흥미로워해 줄지도 모르겠네요.

 

<잘 부탁드립니다.>

 

아키오미

네. 다행히 당신의 취향도 '그쪽'인 것 같네요.

그럼 뭐부터 말씀드릴까요.

 

<쿠누기 씨의 모델 때의 실패담이라고 하면, 역시 그게 연상될 수밖에 없죠. 그 불길했던 백화점의ㅡ>

 

아키오미

아...... 제가 모델 활동을 일시적으로 쉴 수밖에 없었던 원인이 된 그 사건 말이군요.

이제 시효도 없을 테니 이제 와서긴 합니다만, 그 사건의 진상에 대해 말씀드리도록 하죠.

프라이버시 보호 관점에서 구체적인 인물명을 밝힐 수는 없지만요.

등장인물은 알기 쉽게 A군, B군, C군 이라고 합시다.

이건 제가 굉장히 아름답고 귀여운 세 명의 키즈 모델들과 실제로 겪은 이야기입니다.

 

*

 

 

<승부날 당일>

린네 : 코하쿠 쨩. 일은 잘~ 찾아온 거냐?

코하쿠 : 흥, 눈알 똑바로 굴려서 잘 보게! 이거다!

HiMERU : ㅡㅡ이건...... 벌꿀 메이커와의 타이 업인가요?

니키 : 벌꿀! 좋네요! 벌꿀 레몬젤리, 벌꿀차, 허니 머스터드 치킨, 쇼가야키 카레에도 쓸 수 있고.

        갓 구운 토스트를 살짝 찍어 먹기만 해도 맛있어지는 재료잖아요. 최고☆

린네 : 호오. 거기에 우리는 CM 음악 타이 업이라...... 그렇게 유명한 메이커도 아니고 수익도 적은데...... 이걸 고른 이유는 뭐야?

코하쿠 : 우리가 아직 그래 유명하지 않아서라네. 신곡을 선전하고 싶을 때는 CM과 타이 업을 하는 것이 정석이잖아.

           게다가 타이 업 상품은 벌꿀ㅡㅡ 우리의 『유닛』 명과도 관련이 있는 상품이고, 사람들도 『Crazy:B』라는 이름을 기억하기 쉬울 것이라고 생각 허네.

HiMERU : ㅡㅡ그렇군요. HiMERU는 굉장히 괜찮은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코하쿠 : 또 이런 이야기도 있지. 다들 들어본 적이 있는가? 요즘 여성 인플루언서 사이에선 벌꿀 붐이 일고 있다고 해.

           그 고객층이 또 마침 우리의 고객층과 맞아떨어지는 것이야.

니키 : 아, 그러고 보니까 벌꿀은 미용 효과도 높다고 그러죠? 여성분들한테도 인기 있는 재료임다~

린네 : 오호라♪ 저번보다 괜찮아지긴 했는데, 이 안건이면 뭐가 하나 더 없으면 안 될 거 같은데~

코하쿠 : 나도 처음 이 일을 봤을 때는 그래 생각했지. 실은 이 벌꿀 CM에선 출연하는 배우가 포인트라네.

니키 : 응? 모르는 사람인데요. 그렇게 대단한 사람임까?

HiMERU : ㅡㅡ아마 신인 분이라고 HiMERU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 분은 파급력도 그다지 없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코하쿠 : 이 배우 분이 넷상에서 어떤 소문이 있거든. 다음 달에 발표되는 엄청 유명한 영화의 주역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돌고 있단 말이지.

           만약 그것이 정말이라면 인기에는 무조건 불이 붙을 것이야!

           그래 되면은 필연적으로 우리의 CM도 주목을 받게 되지 않겠어? 그러니 그 소문이 진짜인지 조사를 해봤다 이 말이야.

           ㅡㅡ그리고 그것이 꽤나 신빙성이 있는 얘기 같구먼.

HiMERU : ㅡㅡ그렇군요. 이 선택은 오우카와 만이 할 수 있네요. HiMERU들은 인터넷 쪽은 그렇게 자세히는 잘 모르니까요.

린네 : 헤엥, 하면 잘하잖아! 좋은데♪

코하쿠 : 어떤가! 다음은 자네 차례라네, 린네 씨. 필시 좋은 일을 가져왔겄지?

린네 : 그렇게까지 말하는데 기대에 부응해줘야겠구만! 이 자식들아, 잘 봐라!

        이 몸은 이거다! 짜~잔☆

코하쿠 : ......나의 눈이 잘못된 것인가? 린네 씨는 아무것도 안 가지고 온 것 같아 보이는데?

HiMERU : ㅡㅡHiMERU의 눈에도 그렇게 보이니 괜찮습니다. 오우카와.

니키 : 이럴 줄 알았어~! 린네 군. 그래서 한 소리 들을 거라고 했잖슴까~! 빈 손으로 오다니.

코하쿠 : 어이...... 이것은 대체 무슨 일인가? 터무니없는 이유면은 가만 안 둔다?

린네 : 워, 워. 뭘 그렇게 급해들! 얘기는 끝까지 들어보라고. 내 얘기를 들으면 코하쿠 쨩도 패배를 인정하게 될 테니까!

코하쿠 : 장황한 소리 그만 허고 얼른 설명 안 하나.

린네 : 이 얘기 들어본 적 있냐? 벌이란 건 일 잘하는 벌하고 평범하게 일하는 벌하고 일 안 하는 벌의 세 가지 패턴이 있고, 그 비율은 2 : 6 : 2래.

        거기서 일 안 하는 벌을 없애도 또 일 잘하는 애, 평범, 일 안 함인 2 : 6 : 2이 된단다!

HiMERU : ㅡㅡ조금 다를 수도 있지만, 『파레트의 법칙』이라는 것도 있죠.

코하쿠 : ......대충 결론이 뭔지는 알겄는데, 일단 끝까지 들어보겄어. ㅡㅡ그래서?

린네 : 즉 나는 아무것도 안 하는 걸로, 코하쿠 쨩은 보다 더 좋은 일을 찾을 수 있을 거라는 작전이다! 이게 다~ 이 몸 덕이란 거지!

        그러니까 이번 판은 명백한 린네 군의 승리!

코하쿠 : 미쳤나아아아! 이 멍청이가! 그럴 리가 있나!

HiMERU : ㅡㅡ하아. 역시 시이나의 생각이 맞았군요......

니키 : 그쵸~? 제가 말했잖아요, 『우책』일 거라고요.

HiMERU : 게다가 아마기. HiMERU의 기억에 의하면 그 얘기는 벌이 아니라 개미 얘기일 겁니다.

린네 : 엉, 진짜? 뭐어, 벌도 개미도 비슷하게 생겼고 그렇게 사소한 건 넘기자고!

        개미한테 날개를 달면 벌 돼, 벌 돼. 어쨌든 둘 다 곤충이니까♪

코하쿠 : 어째 그게 사소한 거야. 뚫린 입이라고 아무 말이나 내뱉고 말이야! 여기에 자네의 공적은 1미리도 없구먼.

           이건 나가 『나 스스로』 따온 일이야!

HiMERU : (! 이런, 지금 이 상황은......)

             (기대 이상의 결과를 얻었을지도 몰라요, 아마기.)

             ㅡㅡ자, 결과는 나왔군요.

             이 승부, 만장일치로 오우카와의 승리라고 HiMERU는 생각합니다.

니키 : 맞슴다~! 저도 코하쿠 쨩에게 한 표임다.

린네 : 앗, 이 자식이. 지금 날 배신하는 거냐, 니키! 넌 이 몸하고 한 팀이잖아!?

코하쿠 : 콧콧콧♪ 그대의 편은 아무도 없네. 이걸로 수벌이 누군지 결론이 났구먼, 린네 씨. 벌칙으로는 뭐가 좋을런가~♪

린네 : 크흐윽, 이렇게 떼로 몰려들다니 너무하잖냐! 왕따란 건 이렇게 시작하는 거란 건 알았다! 왕따 반대!

코하쿠 : 흐흥♪ 꼴이 아주 볼만 하구먼!

니키 : 아아~ 알고는 있었는데 벌칙이라니. 배고프다......

HiMERU : ㅡㅡ후후.

             ㅡㅡ정말 구변도 좋고 수단도 좋은 빈틈없는 남자로군요. 결국엔 오우카와ㅡㅡ아뇨, HiMERU들은 시합에선 이겼지만 승부에선 졌네요.

니키 : 응? 그 말은 린네 군 말임까?

HiMERU : ㅡㅡ글쎄요?

니키 : ............


<다음 날>

린네 : 대체 왜~ 내가 이런 청소나 하고 앉아있어야 되냐고...... 진짜 너무너무 불쌍하잖냐.

        벌칙으로 『청소』라니, 코하쿠 쨩은 귀신의 현신인가 뭐시기일 거야. 린네 군 진짜 불쌍하다......!

니키 : 린네 군은 자업자득임다. 진짜로 불쌍한 건 저라고요~ 완전히 휘말려 들었ㅡㅡ

        응? 으갸악!?

        왜 대걸레를 휘두르고 있슴까!? 으악, 위험해!!

린네 : 니키가 어제 나를 배신했던 게 떠올라서 열 받았으니까♪ 린네 군의 봉술을 받아라!

니키 : 당신 진짜 못하는 게 뭠까!? 그런 억지 분풀이는 그만 두시라고요!

        ......아, 그러고 보니 린네 군한테 물어보고 싶은 게 있었슴다.

린네 : 앙? 뭔데?

니키 : 이번 일, 설마 코하쿠 쨩이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연기 한 판 때려서 불을 붙인 검까?

린네 : ......뭔 소린지 모르겠는데~ 내가 때리는 건 슬롯머신 버튼밖에 없다고♪

        앗, 말하고 보니까 파친코 가고 싶어 졌어! 니키, 후딱 끝내고 파친코 가자.

        당연히 물주는 니키! 이 몸이 방금 정한 결정 사항이다! 이렇게 된 거, 마하의 속도로 끝내주겠다고☆

니키 : 그렇군, 그랬군요......

        아아~ 어쩌네 저쩌네 해도 린네 군은 제일 맛있는 부분을 홀라당 가져가게 되는 게 진짜 치사하단 말임다......

린네 : 니키 이 자식아! 중얼거리지 말고 손을 움직이라고! 빨리 안 가면 잘 맞는 기계 자리가 다 찬다고!?

        꺄하하하☆ 오늘의 이 몸은 운이 따라붙어줄 것 같단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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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키 : 린네 군.

린네 : ♪~

니키 : 저기요, 린네 군.

린네 : 아앙? 뭔데, 시끄럽구만. 린네 군이 안 놀아줘서 외롭냐?

        오~구오구오구♪ 미안, 이 몸은 지금 바쁘거든.

니키 : 정기 휴무일인 카페에 쳐들어와 놓고 계속 잡지만 읽고 있잖슴까. 청소에 방해된다고요.

린네 : 재주껏 잘 피해 주고 있으니까 괜찮잖냐. 이거 봐라, 이거. 여기 더럽잖냐! 이렇게 대충 하는 청소는 인정 못 해!

        그런고로 일벌처럼 바쁘게 일하라고♪

니키 : 시누이 같은 소리를...... 저도 청소 일에 빨리 집중하고 싶슴다. 배고프기 전에 끝내고도 싶고. 근데 신경 쓰이잖슴까.

        느긋하게 이런 데서 잡지나 읽고 있어도 되는 검까? 내기 시작한 뒤로는 줄곧 도박을 하거나 빈둥거리는 모습만 보이는데요.

        이젠 슬슬 코하쿠 쨩네한테 골라온 일을 보여줘도 되는 거 아님까?

린네 : 옷. 그러고 보니까 곧 있으면 기한일이네.

        꺄하하하☆ 결승전 날은 역시 마음이 들뜬다니까! 코하쿠 쨩이 제대로 일을 찾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니키 : 아니, 무슨 참관일에 온 아버지 같은 소리를 하고 있는검까. 린네 군, 자기도 당사자라는 거 알죠?

        린네 군이 자기 입으로 말한 거라고요? 『내가 찾을 테니까, 니키는 가만있어』라고. 근데 아무것도 안 하고 있잖슴까.

        내기에 져서 저까지 연대 책임으로 벌칙 받는 건 싫은데요~?

린네 : 괜찮아, 괜찮아♪ 걱정하지 말라고, 나한테는 절대로 지지 않는 비책이 있으니까 말이야. 뭐어, 안심하고 있으라고!

니키 : 네에......? 겜블러의 『비책』 만큼 불안한 것도 없슴다.

린네 : 어이어이, 매정한데? 그렇게 내가 믿음이 안 가면 지금부터 니키의 일을 뺏어도 된다고?

        그나저나 왜 내가 니키를 위해서 일해야 되는 거지?

니키 : 그런 순수한 눈에 더 상처받슴다! 린네 군 진심으로 하는 소리죠!?

린네 : 응응. 자연의 섭리로 따져보면 이상하지! 이해한다, 니키!

        『Crazy:B』가 미친 벌이면, 결국엔 니키는 일벌이고, 이 몸은 모셔지는 수벌인 거지!

        그러니까 일하는 건 니키, 네 놈이다! 일해라, 일해라~♪ 꺄하하하하☆

니키 : 이 사람 말이 안 통함다! 근데 수벌이 아니라 여왕벌 아님까......?


니키 : ㅡ그런 일이 있었슴다.

HiMERU : ............

코하쿠 : ......어처구니가 없어서 입이 안 다물어지는구먼.

           그 바보, 나한테 세상 잘난 것처럼 고설을 해댄 주제에! 정말로 나를 우습게 보고 있구먼!

HiMERU : 그러고 보니 HiMERU도 수벌은 영어로 『게으름뱅이』라는 뜻도 있다고 들은 적이 있습니다. 마치 아마기 그 자체군요.

코하쿠 : 콧콧콧, 그건 좋구먼. 마치 그 자를 보고 만든 말처럼 딱이네 그래♪

           ㅡㅡ웃고 있을 때가 아니구먼.

           ......응? 벌......? 벌이라고 들어보니 분명 일 중에......

           어디 보자, 『홀 핸즈』가......

니키 : 코하쿠 쨩, 갑자기 『홀 핸즈』는 왜요?

코하쿠 : ............

           응. 이거 괜찮을지도 모르겠구먼...... 자세히 조사하여볼 가치가 있어 뵈네.

니키 : 조사요?

코하쿠 : HiMERU 씨, 니키 씨! 나, 잠깐 급한 일이 생겨버려서 가봐야 겄어!

니키 : 에? 뭐, 돈은 이미 냈으니까 그건 상관없는데......? 무슨 일임까?

코하쿠 : 아직은 비밀이야! 먼저 가네~♪

HiMERU : ㅡㅡ이런 이런, 급하게 가버렸네요. 오우카와가 무언가 떠올렸나 봐요.

니키 : 그런가 봐요~ 뭐어, 코하쿠 쨩은 저런 느낌으로 활기찬 게 좋슴다.

        이러면 우리가 지는 건 확정이겠네요.

HiMERU : ㅡㅡ후후, 의외로 깔끔하게 받아들이시는군요, 시이나. 그러나 아직 그렇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니키 : 그럼까? 전 질 생각 만만인데요. 저희는 제일 중요한 일도 아직 못 찾은 상황이니까요.

HiMERU : HiMERU는 아마기가 말했다던 『지지 않는 비책』이란 게 신경 쓰입니다.

니키 : 아, 그러고 보니 그런 말 했었죠?

        다른 사람도 아니고 린네 군 입에서 나온 말이니까 『지지 않는 비책』이 아니라 『바보 같은 비책』이 아닐까요?

        기억을 되살려봐 줬음 함다. '내기에서 지지 않는 방법은 두 배로 돈을 거는 거다! 그러니까 돈 좀 빌려줘♪' 같은 소리를 아무렇지 않게 하는 사람이라고요?

HiMERU : ㅡㅡHiMERU의 기우라면 좋을 텐데요.

 

 

*

 

 

<며칠 후>

코하쿠 : 응~...... 으~응......

           (큰일이네. 그 일이 있고서 계속 『홀 핸즈』랑 눈싸움을 허고 있지만, 어느 것이고 다 좋아뵈면서 동시에 나쁘게도 뵈네.)

           이게 흔히들 말하는 게슈탈트 붕괴라는 것인가? 아니, 이것이 아닌가......?

           이젠 그런 것도 모르겄어! 아무것도 모르겄어! 이 세상은 괴이한 것 투성이야~!

HiMERU : ㅡ고생 많으시네요, 오우카와. 합석해도 될까요?

코하쿠 : 으악!? HiMERU 씨? 갑자기 뒤에서 말을 걸어오길래 깜짝 놀라서 심장을 뱉을 뻔 혔네.

           HiMERU 씨도 지금부터 점심인가? 이런 구석자리라도 괜찮다면 부디 편하실 대로 하시게♪

HiMERU : ㅡ놀라게 해서 죄송해요. 그럼 실례합니다. HiMERU도 오우카와와 같이 '오늘의 정식'으로 하겠어요.

             『홀 핸즈』를 열어서ㅡ주문, 참 편리하단 말이죠.

코하쿠 : HiMERU 씨, 나가 여기 있단 것을 어째 알았는가? 점심시간이라서 꽤 혼잡스러웠을 터인데.

HiMERU : 후후. 점심을 먹으러 식당에 왔더니 오우카와의 비명 소리가 들렸거든요. HiMERU는 금방 알아차렸답니다.

코하쿠 : 엥, 나가 소리를 내었던가!?

HiMERU : 음, 무의식 중이었나요? 그것도 꽤나 성대하게요♪ 주위에 있던 사람들도 이쪽을 힐끔힐끔 쳐다보고 있답니다.

코하쿠 : 아...... 진짜네. 부끄럽기가 이루 말할 수가 없구먼. 나가 주위를 신경도 못 쓸 줄이야......

HiMERU : ㅡ그만큼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는 거죠. 그건 그렇고 이 상태로 보아하니 아직 눈에 띄는 일은 찾지 못했나 보네요.

             지금은 얼마나 진척됐나요? HiMERU에게도 알려주셨으면 좋겠어요.

코하쿠 : 아, 그것이. 그 뒤로 몇 개는 응모 해보기도 혔어.

           그런데 교섭이라 하나? 거기서 난항을 겪어서 말이네......

HiMERU : ㅡ흠. 교섭이요?

코하쿠 : 앗, 나도 무리한 걸 부탁한 건 아니네.

           안건에 플러스한 부분과 마이너스한 부분이 있길래 마이너스한 부분을 조금 더 우리헌테 플러스로 바꿀 순 없을까 혔는데......

           그게 어지간히 싫은 듯 혀서.

           나 딴에는 절충안을 냈다고 생각혔는데 말이지? 어째 승낙을 안 해주는 것인지.

HiMERU : ㅡ절충안이라는 것은 타협이나 양보와도 같은 것이니까, 그쪽은 HiMERU들에게 양보해줄 생각은 일절 없다는 거겠네요.

코하쿠 : 정리하자면 그렇게 되겠구먼. 하아......

           교섭이란 것은 서로의 의중을 재보는 것이잖아? 나 그래도 어른들의 표정을 읽는 건 잘하거든. 뭐, 나고 자란 환경 때문이겠지만은.

           그런데 거기서 본심을 털어놓자니 모가 나버리고 그렇다고 끌다 보면 지게 되고 혀서...... 결국 눈여겨보던 곳이 줄줄이 물거품이 돼버렸어.

           그래서 지금은 찾는 데로 돌아와서 처음부터 다시 찾아보고 있다 이거네.

HiMERU : 저런, 그랬군요.

             ㅡ교섭이란 것은 난이도가 어려운 일이니까요. 표정을 읽을 수 있는 것만으로는 어려울 테죠.

             입장, 시세, 상황, 행동. 이 모든 것을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되니까요.

코하쿠 : 참말 살기가 힘들어...... 『사람 세상에 못된 귀신은 없다』고 혔나. 못된 귀신뿐이구만은.

니키 : 네~, 오래 기다리셨슴다~ '오늘의 정식'이죠, HiMERU 군.

HiMERU : ㅡ감사합니다.

코하쿠 : 뭐여, 오늘은 여서 아르바이트인가. 일도 참 열심히 하는구먼.

니키 : 이게 제 라이프 워크니까요♪ 주방도 마음껏 쓸 수 있고, 식재료도 나눠주시니까 굶어 죽을 일도 없고 최고임다.

        제 묘지는 주방으로 정했슴다!

코하쿠 : ......더더욱이 어째 아이돌을 하고 있는가, 나는 하나도 모르겠구먼.

니키 : 저도 잘 모르겠슴다!

        그나저나 두 분 다 뭔가 어둡네요? 아~, 분명 배가 고파서 그런 거죠! 그럼 제가 추가로 만한전석이라도 만들어 드리겠슴다~

코하쿠 : 으엑...... 됐네, 됐어. 이 이상은 안 들어가. 니키 씨, 세상 사람들 모두가 배가 고파서 어두워진다고 생각허면 그거 당신만 그런 것이야.

HiMERU : ㅡ아, 마침 잘됐네요. 적정 시찰을 합시다♪

             시이나, 아마기는 일 찾는 게 얼마나 진행이 되었나요?

니키 : 으응? 아~ 승부 얘기죠? 실은 하나도 정해진 게 없단 말이죠.

코하쿠 : 허어? 그렇게 큰 소리 떵떵 치더니 뭔데.

           ......하항. 역시 제 아무리 린네 씨라도 일을 찾는 건 어렵다 이거구먼?

니키 : 음~...... 그렇다기 보단 린네 군이 게으름을 피우고 있는 느낌임다. 안 그래도 그제 있었던 일인데요ㅡ

 

 

*

 

 

린네 : 저기, 코하쿠 쨩? 왜 이 일을 골랐을까?

코하쿠 : 엥? 잘 보게. 이 일의 클라이언트는 대형 광고 대리점이잖아. 일을 안 받을 이유가 어디 있어 그래.

린네 : 이 일을 고른 이유가 『대형』이라서인 거면 완전 틀려먹었구만. 빵점.

코하쿠 : 허어?

HiMERU : ㅡ오우카와. 이게 좋은 일이었다면 왜 아무도 안 받고 지금까지 남아있었을까요?

             그렇게 좋은 안건의 일이었다면 분명 쟁탈전이 벌어졌을 거라고 HiMERU는 생각한답니다.

니키 : 게다가 보수도 그다지 좋지 않고요...... 몸집도 크면서 좀생이 같다고나 할까 뭐라 할까.

코하쿠 : 으윽......

린네 : 뭐, 그런 거야.

        게다가 관여한 다른 회사들이 쓰여있는 데는 봤어? 다 조그만 데 밖에 없잖냐.

        즉, 세력으로 보자면 이 대기업 님이 원 탑이란 거지. 뭐, 일부러 그런 현장을 만들어낸 거겠지만.

        이런 현장은 말이야, 그 대기업 님의 독무대라서 그 외의 회사는 희생량으로 신명 나게 쓰이다가 마지막엔 버려지고 끝나는 데야.

코하쿠 : 으으윽...... ㅡ그, 그래! 그렇담 여기는 어떤가!? 보수액도 나쁘지 않잖아!?

린네 : 말도 안 되는 군. 여긴 얼굴 노출이 거의 없고, 이 몸들한테 오는 메리트가 없어도 너무 없어.

코하쿠 : 으으윽......

HiMERU : ㅡ오우카와. 수지가 맞는 일을 찾는 건 처음에는 당연히 어려운 일입니다. 다음에 이 경험을 살리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HiMERU는 생각합니다.

니키 : 뭐, 그쵸. 실패는 성공의 어쩌고라고도 하잖아요. 요리사도 조미료 양 조절을 실패하면서 성장해나가는 검다.

        레시피 속의 『약간』이라는 표현은 진짜 너무 하지 않슴까?

린네 : 물러. 둘 다 물러 터졌다고!

        코하쿠 쨩. 내가 맨 처음에 물어봤을 때, 만약 코하쿠 쨩이 나름의 이유가 있어서 고른 거였으면 이걸로 가도 딱히 상관없었거든?

        근데 얘기 들어보니까 알겠네ㅡ네가 이걸 고른 건 그냥 거기에 『있어서』 골라온 거다.

코하쿠 : 그, 그런 게 아닌데......

린네 : 그럼 너 지금도 가슴 쫙 피고 '이 일 내가 가져온 거다' 할 수 있어? 말 못 하겠으면 난 『일을 따왔다』고 인정 못 해!

코하쿠 : ............

린네 : 더 머리를 쓰란 말이야. 머리도 가슴도 계속 움직여주지 않으면 녹슬어버리는 거라고. 그렇게 되면 아무것도 판별을 못하게 돼.

        그럼 그게 살아있다고 할 수 있냐? 그냥 숨만 쉬고 거기 있는 거밖에 안 되지.

        게다가 그런 인간들을 이용해먹을라고 하는 놈들은 널렸어. 이 세상은 약육강식이니까.

        그러니까 생각하는 걸 그만두지 마.

        안 그러면 진짜 나쁜 어른들한테 이용만 당하는 인형이 돼버릴지도 모른다고? ㅡ어디 사는 누구 씨처럼.

코하쿠 : ............

HiMERU : ㅡ아마기, 조금 심한 것 같은데요?

린네 : ......뭐어, 됐어. 잘 생각해 봐, 코하쿠 쨩.

니키 : 어라? 린네 군 어디 가요?

린네 : 흥이 싹~ 깨졌어. 잠깐 파친코라도 들렀다 올게. 잘 있어라!

니키 : 네!? 저, 린네 군~? ......아... 가버렸슴다.

        뭐, 보드 게임하던 게 유야무야 돼서 전 좋지만요♪

코하쿠 : ............

HiMERU : ㅡ오우카와. 아마기가 한 말은 너무 마음에 담아둘 필요는 없다고 HiMERU는 생각합니다.

코하쿠 : ......응? 아, 괜찮네. 린네 씨가 헌 말이 맞다고 나도 생각하니까.

           헌 말이 맞아ㅡ 『있어서』 고른 것뿐이야.

           암말 않고 가만히 있던 것은 나 자신을 되돌아보느라 그런 것이야. 나는 정말 아~무 생각도 없었구나ㅡ

           아니지, 어느 때건 그래 하려고 하고 있는 걸 지도 몰라...... 

           하아...... 모처럼 『자유』를 손에 얻었다고 생각혔는데...... 몸에 밴 것을 어째 지우지는 못 허는 건지.

           보이지 않는 것에 언제까지고 묶여있다고까지 느껴져서 왠지 좀 오싹하구먼.

           HiMERU 씨, 조금만 더 시간을 받아도 될런가? 한번만 더 찾아보고 싶은데......

HiMERU : ㅡ네. 물론 괜찮습니다. 이대로면 분하잖아요. 다시 한 번 리벤지해봅시다♪

코하쿠 : 고맙네. 그럼 나는 한 번 더 찾아보겄어.

니키 : 음, 린네 군도 코하쿠 쨩도 가버렸으니까 우리도 정리하고 해산할까요?

        그나저나 웬일로 린네 군이 제대로 된 소리를 했네요~ 평소에는 그냥 폭군인데.

HiMERU : ㅡ............

니키 : 어라? 이번엔 HiMERU 군이 생각에 잠겼슴다.

        어~이, HiMERU 군~?

HiMERU : (아마기의 태도 속에 거짓말 같은 위화감이 있었어요. 연기인 게 눈에 보였다고나 할까......)

             (너무나도 약한 느낌이라 아마 오우카와도 시이나도 느끼지 못했겠지만.)

             (이게 바로 『거짓말쟁이는 거짓말쟁이를 알아본다』는 걸까요, HiMERU는 그만 눈치채고 말았답니다.)

             (여러 가지 추측해서 결론을 도출해보면ㅡ)

             아...... 그렇군요, 그런 거로군요, 후후후♪

니키 : 이번엔 혼잣말하면서 웃기 시작했는데!? 무서워!!

        어~이, HiMERU 군~ 저 무시하지 말고 돌아와 달라고요~?

HiMERU : 아, 미안합니다. 저도 모르게 생각에 깊게 빠져있었어요. 『생각하면 주위가 보이지 않는 건』 안 되겠네요.

니키 : 뭐가 그렇게 재밌었음까?

HiMERU : ㅡ그건 말이죠......

             ㅡ아뇨, 말하지 않겠습니다. 먼저 말하는 것도 멋없는 짓이겠네요. 오늘만큼은 그 남자의 면을 세워주도록 하죠♪

니키 : 엥. 뭐예요, 그게!? 그렇게 말하면 오히려 더 신경 쓰이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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