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린네 : 저기, 코하쿠 쨩? 왜 이 일을 골랐을까?

코하쿠 : 엥? 잘 보게. 이 일의 클라이언트는 대형 광고 대리점이잖아. 일을 안 받을 이유가 어디 있어 그래.

린네 : 이 일을 고른 이유가 『대형』이라서인 거면 완전 틀려먹었구만. 빵점.

코하쿠 : 허어?

HiMERU : ㅡ오우카와. 이게 좋은 일이었다면 왜 아무도 안 받고 지금까지 남아있었을까요?

             그렇게 좋은 안건의 일이었다면 분명 쟁탈전이 벌어졌을 거라고 HiMERU는 생각한답니다.

니키 : 게다가 보수도 그다지 좋지 않고요...... 몸집도 크면서 좀생이 같다고나 할까 뭐라 할까.

코하쿠 : 으윽......

린네 : 뭐, 그런 거야.

        게다가 관여한 다른 회사들이 쓰여있는 데는 봤어? 다 조그만 데 밖에 없잖냐.

        즉, 세력으로 보자면 이 대기업 님이 원 탑이란 거지. 뭐, 일부러 그런 현장을 만들어낸 거겠지만.

        이런 현장은 말이야, 그 대기업 님의 독무대라서 그 외의 회사는 희생량으로 신명 나게 쓰이다가 마지막엔 버려지고 끝나는 데야.

코하쿠 : 으으윽...... ㅡ그, 그래! 그렇담 여기는 어떤가!? 보수액도 나쁘지 않잖아!?

린네 : 말도 안 되는 군. 여긴 얼굴 노출이 거의 없고, 이 몸들한테 오는 메리트가 없어도 너무 없어.

코하쿠 : 으으윽......

HiMERU : ㅡ오우카와. 수지가 맞는 일을 찾는 건 처음에는 당연히 어려운 일입니다. 다음에 이 경험을 살리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HiMERU는 생각합니다.

니키 : 뭐, 그쵸. 실패는 성공의 어쩌고라고도 하잖아요. 요리사도 조미료 양 조절을 실패하면서 성장해나가는 검다.

        레시피 속의 『약간』이라는 표현은 진짜 너무 하지 않슴까?

린네 : 물러. 둘 다 물러 터졌다고!

        코하쿠 쨩. 내가 맨 처음에 물어봤을 때, 만약 코하쿠 쨩이 나름의 이유가 있어서 고른 거였으면 이걸로 가도 딱히 상관없었거든?

        근데 얘기 들어보니까 알겠네ㅡ네가 이걸 고른 건 그냥 거기에 『있어서』 골라온 거다.

코하쿠 : 그, 그런 게 아닌데......

린네 : 그럼 너 지금도 가슴 쫙 피고 '이 일 내가 가져온 거다' 할 수 있어? 말 못 하겠으면 난 『일을 따왔다』고 인정 못 해!

코하쿠 : ............

린네 : 더 머리를 쓰란 말이야. 머리도 가슴도 계속 움직여주지 않으면 녹슬어버리는 거라고. 그렇게 되면 아무것도 판별을 못하게 돼.

        그럼 그게 살아있다고 할 수 있냐? 그냥 숨만 쉬고 거기 있는 거밖에 안 되지.

        게다가 그런 인간들을 이용해먹을라고 하는 놈들은 널렸어. 이 세상은 약육강식이니까.

        그러니까 생각하는 걸 그만두지 마.

        안 그러면 진짜 나쁜 어른들한테 이용만 당하는 인형이 돼버릴지도 모른다고? ㅡ어디 사는 누구 씨처럼.

코하쿠 : ............

HiMERU : ㅡ아마기, 조금 심한 것 같은데요?

린네 : ......뭐어, 됐어. 잘 생각해 봐, 코하쿠 쨩.

니키 : 어라? 린네 군 어디 가요?

린네 : 흥이 싹~ 깨졌어. 잠깐 파친코라도 들렀다 올게. 잘 있어라!

니키 : 네!? 저, 린네 군~? ......아... 가버렸슴다.

        뭐, 보드 게임하던 게 유야무야 돼서 전 좋지만요♪

코하쿠 : ............

HiMERU : ㅡ오우카와. 아마기가 한 말은 너무 마음에 담아둘 필요는 없다고 HiMERU는 생각합니다.

코하쿠 : ......응? 아, 괜찮네. 린네 씨가 헌 말이 맞다고 나도 생각하니까.

           헌 말이 맞아ㅡ 『있어서』 고른 것뿐이야.

           암말 않고 가만히 있던 것은 나 자신을 되돌아보느라 그런 것이야. 나는 정말 아~무 생각도 없었구나ㅡ

           아니지, 어느 때건 그래 하려고 하고 있는 걸 지도 몰라...... 

           하아...... 모처럼 『자유』를 손에 얻었다고 생각혔는데...... 몸에 밴 것을 어째 지우지는 못 허는 건지.

           보이지 않는 것에 언제까지고 묶여있다고까지 느껴져서 왠지 좀 오싹하구먼.

           HiMERU 씨, 조금만 더 시간을 받아도 될런가? 한번만 더 찾아보고 싶은데......

HiMERU : ㅡ네. 물론 괜찮습니다. 이대로면 분하잖아요. 다시 한 번 리벤지해봅시다♪

코하쿠 : 고맙네. 그럼 나는 한 번 더 찾아보겄어.

니키 : 음, 린네 군도 코하쿠 쨩도 가버렸으니까 우리도 정리하고 해산할까요?

        그나저나 웬일로 린네 군이 제대로 된 소리를 했네요~ 평소에는 그냥 폭군인데.

HiMERU : ㅡ............

니키 : 어라? 이번엔 HiMERU 군이 생각에 잠겼슴다.

        어~이, HiMERU 군~?

HiMERU : (아마기의 태도 속에 거짓말 같은 위화감이 있었어요. 연기인 게 눈에 보였다고나 할까......)

             (너무나도 약한 느낌이라 아마 오우카와도 시이나도 느끼지 못했겠지만.)

             (이게 바로 『거짓말쟁이는 거짓말쟁이를 알아본다』는 걸까요, HiMERU는 그만 눈치채고 말았답니다.)

             (여러 가지 추측해서 결론을 도출해보면ㅡ)

             아...... 그렇군요, 그런 거로군요, 후후후♪

니키 : 이번엔 혼잣말하면서 웃기 시작했는데!? 무서워!!

        어~이, HiMERU 군~ 저 무시하지 말고 돌아와 달라고요~?

HiMERU : 아, 미안합니다. 저도 모르게 생각에 깊게 빠져있었어요. 『생각하면 주위가 보이지 않는 건』 안 되겠네요.

니키 : 뭐가 그렇게 재밌었음까?

HiMERU : ㅡ그건 말이죠......

             ㅡ아뇨, 말하지 않겠습니다. 먼저 말하는 것도 멋없는 짓이겠네요. 오늘만큼은 그 남자의 면을 세워주도록 하죠♪

니키 : 엥. 뭐예요, 그게!? 그렇게 말하면 오히려 더 신경 쓰이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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