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니키 : 린네 군.

린네 : ♪~

니키 : 저기요, 린네 군.

린네 : 아앙? 뭔데, 시끄럽구만. 린네 군이 안 놀아줘서 외롭냐?

        오~구오구오구♪ 미안, 이 몸은 지금 바쁘거든.

니키 : 정기 휴무일인 카페에 쳐들어와 놓고 계속 잡지만 읽고 있잖슴까. 청소에 방해된다고요.

린네 : 재주껏 잘 피해 주고 있으니까 괜찮잖냐. 이거 봐라, 이거. 여기 더럽잖냐! 이렇게 대충 하는 청소는 인정 못 해!

        그런고로 일벌처럼 바쁘게 일하라고♪

니키 : 시누이 같은 소리를...... 저도 청소 일에 빨리 집중하고 싶슴다. 배고프기 전에 끝내고도 싶고. 근데 신경 쓰이잖슴까.

        느긋하게 이런 데서 잡지나 읽고 있어도 되는 검까? 내기 시작한 뒤로는 줄곧 도박을 하거나 빈둥거리는 모습만 보이는데요.

        이젠 슬슬 코하쿠 쨩네한테 골라온 일을 보여줘도 되는 거 아님까?

린네 : 옷. 그러고 보니까 곧 있으면 기한일이네.

        꺄하하하☆ 결승전 날은 역시 마음이 들뜬다니까! 코하쿠 쨩이 제대로 일을 찾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니키 : 아니, 무슨 참관일에 온 아버지 같은 소리를 하고 있는검까. 린네 군, 자기도 당사자라는 거 알죠?

        린네 군이 자기 입으로 말한 거라고요? 『내가 찾을 테니까, 니키는 가만있어』라고. 근데 아무것도 안 하고 있잖슴까.

        내기에 져서 저까지 연대 책임으로 벌칙 받는 건 싫은데요~?

린네 : 괜찮아, 괜찮아♪ 걱정하지 말라고, 나한테는 절대로 지지 않는 비책이 있으니까 말이야. 뭐어, 안심하고 있으라고!

니키 : 네에......? 겜블러의 『비책』 만큼 불안한 것도 없슴다.

린네 : 어이어이, 매정한데? 그렇게 내가 믿음이 안 가면 지금부터 니키의 일을 뺏어도 된다고?

        그나저나 왜 내가 니키를 위해서 일해야 되는 거지?

니키 : 그런 순수한 눈에 더 상처받슴다! 린네 군 진심으로 하는 소리죠!?

린네 : 응응. 자연의 섭리로 따져보면 이상하지! 이해한다, 니키!

        『Crazy:B』가 미친 벌이면, 결국엔 니키는 일벌이고, 이 몸은 모셔지는 수벌인 거지!

        그러니까 일하는 건 니키, 네 놈이다! 일해라, 일해라~♪ 꺄하하하하☆

니키 : 이 사람 말이 안 통함다! 근데 수벌이 아니라 여왕벌 아님까......?


니키 : ㅡ그런 일이 있었슴다.

HiMERU : ............

코하쿠 : ......어처구니가 없어서 입이 안 다물어지는구먼.

           그 바보, 나한테 세상 잘난 것처럼 고설을 해댄 주제에! 정말로 나를 우습게 보고 있구먼!

HiMERU : 그러고 보니 HiMERU도 수벌은 영어로 『게으름뱅이』라는 뜻도 있다고 들은 적이 있습니다. 마치 아마기 그 자체군요.

코하쿠 : 콧콧콧, 그건 좋구먼. 마치 그 자를 보고 만든 말처럼 딱이네 그래♪

           ㅡㅡ웃고 있을 때가 아니구먼.

           ......응? 벌......? 벌이라고 들어보니 분명 일 중에......

           어디 보자, 『홀 핸즈』가......

니키 : 코하쿠 쨩, 갑자기 『홀 핸즈』는 왜요?

코하쿠 : ............

           응. 이거 괜찮을지도 모르겠구먼...... 자세히 조사하여볼 가치가 있어 뵈네.

니키 : 조사요?

코하쿠 : HiMERU 씨, 니키 씨! 나, 잠깐 급한 일이 생겨버려서 가봐야 겄어!

니키 : 에? 뭐, 돈은 이미 냈으니까 그건 상관없는데......? 무슨 일임까?

코하쿠 : 아직은 비밀이야! 먼저 가네~♪

HiMERU : ㅡㅡ이런 이런, 급하게 가버렸네요. 오우카와가 무언가 떠올렸나 봐요.

니키 : 그런가 봐요~ 뭐어, 코하쿠 쨩은 저런 느낌으로 활기찬 게 좋슴다.

        이러면 우리가 지는 건 확정이겠네요.

HiMERU : ㅡㅡ후후, 의외로 깔끔하게 받아들이시는군요, 시이나. 그러나 아직 그렇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니키 : 그럼까? 전 질 생각 만만인데요. 저희는 제일 중요한 일도 아직 못 찾은 상황이니까요.

HiMERU : HiMERU는 아마기가 말했다던 『지지 않는 비책』이란 게 신경 쓰입니다.

니키 : 아, 그러고 보니 그런 말 했었죠?

        다른 사람도 아니고 린네 군 입에서 나온 말이니까 『지지 않는 비책』이 아니라 『바보 같은 비책』이 아닐까요?

        기억을 되살려봐 줬음 함다. '내기에서 지지 않는 방법은 두 배로 돈을 거는 거다! 그러니까 돈 좀 빌려줘♪' 같은 소리를 아무렇지 않게 하는 사람이라고요?

HiMERU : ㅡㅡHiMERU의 기우라면 좋을 텐데요.

 

 

*

 

 

<며칠 후>

코하쿠 : 응~...... 으~응......

           (큰일이네. 그 일이 있고서 계속 『홀 핸즈』랑 눈싸움을 허고 있지만, 어느 것이고 다 좋아뵈면서 동시에 나쁘게도 뵈네.)

           이게 흔히들 말하는 게슈탈트 붕괴라는 것인가? 아니, 이것이 아닌가......?

           이젠 그런 것도 모르겄어! 아무것도 모르겄어! 이 세상은 괴이한 것 투성이야~!

HiMERU : ㅡ고생 많으시네요, 오우카와. 합석해도 될까요?

코하쿠 : 으악!? HiMERU 씨? 갑자기 뒤에서 말을 걸어오길래 깜짝 놀라서 심장을 뱉을 뻔 혔네.

           HiMERU 씨도 지금부터 점심인가? 이런 구석자리라도 괜찮다면 부디 편하실 대로 하시게♪

HiMERU : ㅡ놀라게 해서 죄송해요. 그럼 실례합니다. HiMERU도 오우카와와 같이 '오늘의 정식'으로 하겠어요.

             『홀 핸즈』를 열어서ㅡ주문, 참 편리하단 말이죠.

코하쿠 : HiMERU 씨, 나가 여기 있단 것을 어째 알았는가? 점심시간이라서 꽤 혼잡스러웠을 터인데.

HiMERU : 후후. 점심을 먹으러 식당에 왔더니 오우카와의 비명 소리가 들렸거든요. HiMERU는 금방 알아차렸답니다.

코하쿠 : 엥, 나가 소리를 내었던가!?

HiMERU : 음, 무의식 중이었나요? 그것도 꽤나 성대하게요♪ 주위에 있던 사람들도 이쪽을 힐끔힐끔 쳐다보고 있답니다.

코하쿠 : 아...... 진짜네. 부끄럽기가 이루 말할 수가 없구먼. 나가 주위를 신경도 못 쓸 줄이야......

HiMERU : ㅡ그만큼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는 거죠. 그건 그렇고 이 상태로 보아하니 아직 눈에 띄는 일은 찾지 못했나 보네요.

             지금은 얼마나 진척됐나요? HiMERU에게도 알려주셨으면 좋겠어요.

코하쿠 : 아, 그것이. 그 뒤로 몇 개는 응모 해보기도 혔어.

           그런데 교섭이라 하나? 거기서 난항을 겪어서 말이네......

HiMERU : ㅡ흠. 교섭이요?

코하쿠 : 앗, 나도 무리한 걸 부탁한 건 아니네.

           안건에 플러스한 부분과 마이너스한 부분이 있길래 마이너스한 부분을 조금 더 우리헌테 플러스로 바꿀 순 없을까 혔는데......

           그게 어지간히 싫은 듯 혀서.

           나 딴에는 절충안을 냈다고 생각혔는데 말이지? 어째 승낙을 안 해주는 것인지.

HiMERU : ㅡ절충안이라는 것은 타협이나 양보와도 같은 것이니까, 그쪽은 HiMERU들에게 양보해줄 생각은 일절 없다는 거겠네요.

코하쿠 : 정리하자면 그렇게 되겠구먼. 하아......

           교섭이란 것은 서로의 의중을 재보는 것이잖아? 나 그래도 어른들의 표정을 읽는 건 잘하거든. 뭐, 나고 자란 환경 때문이겠지만은.

           그런데 거기서 본심을 털어놓자니 모가 나버리고 그렇다고 끌다 보면 지게 되고 혀서...... 결국 눈여겨보던 곳이 줄줄이 물거품이 돼버렸어.

           그래서 지금은 찾는 데로 돌아와서 처음부터 다시 찾아보고 있다 이거네.

HiMERU : 저런, 그랬군요.

             ㅡ교섭이란 것은 난이도가 어려운 일이니까요. 표정을 읽을 수 있는 것만으로는 어려울 테죠.

             입장, 시세, 상황, 행동. 이 모든 것을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되니까요.

코하쿠 : 참말 살기가 힘들어...... 『사람 세상에 못된 귀신은 없다』고 혔나. 못된 귀신뿐이구만은.

니키 : 네~, 오래 기다리셨슴다~ '오늘의 정식'이죠, HiMERU 군.

HiMERU : ㅡ감사합니다.

코하쿠 : 뭐여, 오늘은 여서 아르바이트인가. 일도 참 열심히 하는구먼.

니키 : 이게 제 라이프 워크니까요♪ 주방도 마음껏 쓸 수 있고, 식재료도 나눠주시니까 굶어 죽을 일도 없고 최고임다.

        제 묘지는 주방으로 정했슴다!

코하쿠 : ......더더욱이 어째 아이돌을 하고 있는가, 나는 하나도 모르겠구먼.

니키 : 저도 잘 모르겠슴다!

        그나저나 두 분 다 뭔가 어둡네요? 아~, 분명 배가 고파서 그런 거죠! 그럼 제가 추가로 만한전석이라도 만들어 드리겠슴다~

코하쿠 : 으엑...... 됐네, 됐어. 이 이상은 안 들어가. 니키 씨, 세상 사람들 모두가 배가 고파서 어두워진다고 생각허면 그거 당신만 그런 것이야.

HiMERU : ㅡ아, 마침 잘됐네요. 적정 시찰을 합시다♪

             시이나, 아마기는 일 찾는 게 얼마나 진행이 되었나요?

니키 : 으응? 아~ 승부 얘기죠? 실은 하나도 정해진 게 없단 말이죠.

코하쿠 : 허어? 그렇게 큰 소리 떵떵 치더니 뭔데.

           ......하항. 역시 제 아무리 린네 씨라도 일을 찾는 건 어렵다 이거구먼?

니키 : 음~...... 그렇다기 보단 린네 군이 게으름을 피우고 있는 느낌임다. 안 그래도 그제 있었던 일인데요ㅡ

 

 

*

 

 

린네 : 저기, 코하쿠 쨩? 왜 이 일을 골랐을까?

코하쿠 : 엥? 잘 보게. 이 일의 클라이언트는 대형 광고 대리점이잖아. 일을 안 받을 이유가 어디 있어 그래.

린네 : 이 일을 고른 이유가 『대형』이라서인 거면 완전 틀려먹었구만. 빵점.

코하쿠 : 허어?

HiMERU : ㅡ오우카와. 이게 좋은 일이었다면 왜 아무도 안 받고 지금까지 남아있었을까요?

             그렇게 좋은 안건의 일이었다면 분명 쟁탈전이 벌어졌을 거라고 HiMERU는 생각한답니다.

니키 : 게다가 보수도 그다지 좋지 않고요...... 몸집도 크면서 좀생이 같다고나 할까 뭐라 할까.

코하쿠 : 으윽......

린네 : 뭐, 그런 거야.

        게다가 관여한 다른 회사들이 쓰여있는 데는 봤어? 다 조그만 데 밖에 없잖냐.

        즉, 세력으로 보자면 이 대기업 님이 원 탑이란 거지. 뭐, 일부러 그런 현장을 만들어낸 거겠지만.

        이런 현장은 말이야, 그 대기업 님의 독무대라서 그 외의 회사는 희생량으로 신명 나게 쓰이다가 마지막엔 버려지고 끝나는 데야.

코하쿠 : 으으윽...... ㅡ그, 그래! 그렇담 여기는 어떤가!? 보수액도 나쁘지 않잖아!?

린네 : 말도 안 되는 군. 여긴 얼굴 노출이 거의 없고, 이 몸들한테 오는 메리트가 없어도 너무 없어.

코하쿠 : 으으윽......

HiMERU : ㅡ오우카와. 수지가 맞는 일을 찾는 건 처음에는 당연히 어려운 일입니다. 다음에 이 경험을 살리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HiMERU는 생각합니다.

니키 : 뭐, 그쵸. 실패는 성공의 어쩌고라고도 하잖아요. 요리사도 조미료 양 조절을 실패하면서 성장해나가는 검다.

        레시피 속의 『약간』이라는 표현은 진짜 너무 하지 않슴까?

린네 : 물러. 둘 다 물러 터졌다고!

        코하쿠 쨩. 내가 맨 처음에 물어봤을 때, 만약 코하쿠 쨩이 나름의 이유가 있어서 고른 거였으면 이걸로 가도 딱히 상관없었거든?

        근데 얘기 들어보니까 알겠네ㅡ네가 이걸 고른 건 그냥 거기에 『있어서』 골라온 거다.

코하쿠 : 그, 그런 게 아닌데......

린네 : 그럼 너 지금도 가슴 쫙 피고 '이 일 내가 가져온 거다' 할 수 있어? 말 못 하겠으면 난 『일을 따왔다』고 인정 못 해!

코하쿠 : ............

린네 : 더 머리를 쓰란 말이야. 머리도 가슴도 계속 움직여주지 않으면 녹슬어버리는 거라고. 그렇게 되면 아무것도 판별을 못하게 돼.

        그럼 그게 살아있다고 할 수 있냐? 그냥 숨만 쉬고 거기 있는 거밖에 안 되지.

        게다가 그런 인간들을 이용해먹을라고 하는 놈들은 널렸어. 이 세상은 약육강식이니까.

        그러니까 생각하는 걸 그만두지 마.

        안 그러면 진짜 나쁜 어른들한테 이용만 당하는 인형이 돼버릴지도 모른다고? ㅡ어디 사는 누구 씨처럼.

코하쿠 : ............

HiMERU : ㅡ아마기, 조금 심한 것 같은데요?

린네 : ......뭐어, 됐어. 잘 생각해 봐, 코하쿠 쨩.

니키 : 어라? 린네 군 어디 가요?

린네 : 흥이 싹~ 깨졌어. 잠깐 파친코라도 들렀다 올게. 잘 있어라!

니키 : 네!? 저, 린네 군~? ......아... 가버렸슴다.

        뭐, 보드 게임하던 게 유야무야 돼서 전 좋지만요♪

코하쿠 : ............

HiMERU : ㅡ오우카와. 아마기가 한 말은 너무 마음에 담아둘 필요는 없다고 HiMERU는 생각합니다.

코하쿠 : ......응? 아, 괜찮네. 린네 씨가 헌 말이 맞다고 나도 생각하니까.

           헌 말이 맞아ㅡ 『있어서』 고른 것뿐이야.

           암말 않고 가만히 있던 것은 나 자신을 되돌아보느라 그런 것이야. 나는 정말 아~무 생각도 없었구나ㅡ

           아니지, 어느 때건 그래 하려고 하고 있는 걸 지도 몰라...... 

           하아...... 모처럼 『자유』를 손에 얻었다고 생각혔는데...... 몸에 밴 것을 어째 지우지는 못 허는 건지.

           보이지 않는 것에 언제까지고 묶여있다고까지 느껴져서 왠지 좀 오싹하구먼.

           HiMERU 씨, 조금만 더 시간을 받아도 될런가? 한번만 더 찾아보고 싶은데......

HiMERU : ㅡ네. 물론 괜찮습니다. 이대로면 분하잖아요. 다시 한 번 리벤지해봅시다♪

코하쿠 : 고맙네. 그럼 나는 한 번 더 찾아보겄어.

니키 : 음, 린네 군도 코하쿠 쨩도 가버렸으니까 우리도 정리하고 해산할까요?

        그나저나 웬일로 린네 군이 제대로 된 소리를 했네요~ 평소에는 그냥 폭군인데.

HiMERU : ㅡ............

니키 : 어라? 이번엔 HiMERU 군이 생각에 잠겼슴다.

        어~이, HiMERU 군~?

HiMERU : (아마기의 태도 속에 거짓말 같은 위화감이 있었어요. 연기인 게 눈에 보였다고나 할까......)

             (너무나도 약한 느낌이라 아마 오우카와도 시이나도 느끼지 못했겠지만.)

             (이게 바로 『거짓말쟁이는 거짓말쟁이를 알아본다』는 걸까요, HiMERU는 그만 눈치채고 말았답니다.)

             (여러 가지 추측해서 결론을 도출해보면ㅡ)

             아...... 그렇군요, 그런 거로군요, 후후후♪

니키 : 이번엔 혼잣말하면서 웃기 시작했는데!? 무서워!!

        어~이, HiMERU 군~ 저 무시하지 말고 돌아와 달라고요~?

HiMERU : 아, 미안합니다. 저도 모르게 생각에 깊게 빠져있었어요. 『생각하면 주위가 보이지 않는 건』 안 되겠네요.

니키 : 뭐가 그렇게 재밌었음까?

HiMERU : ㅡ그건 말이죠......

             ㅡ아뇨, 말하지 않겠습니다. 먼저 말하는 것도 멋없는 짓이겠네요. 오늘만큼은 그 남자의 면을 세워주도록 하죠♪

니키 : 엥. 뭐예요, 그게!? 그렇게 말하면 오히려 더 신경 쓰이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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